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이다.
어제의 깨달음
그리고
어제의 실천
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 약한 모습을 드러내 버렸다. 드러냈다?
그게 어떻게 보면 1년이 걸렸고, 또 어떻게 보면 25년이 걸렸다.
나는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 대한 일종의 공포를 가진 사람이다. (이걸 Atelophobia (fear of imperfection)이라고 하더라. 관련 글을 몇 개 읽어봤는데 구구절절 내 얘기 같다.) 지금은 그래도 많이 극복이 되었지만 발표의 순간이 오면 얼굴이 새빨게지곤 했다. 조금이라도 실수할까봐 남들이 이상하게 보면 어떡하지 걱정하는 게 몸에 뱄다.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게 두려웠다. 이상하게 생각할까봐.
그리고 이런 성향은 내가 경쟁적인 한국의 입시제도의 첨단을 달리면서 더욱 강해졌다. 아무리 잘해도 그것은 칭찬거리가 되지 못했다. 오히려 나는 조금의 부족한 부분을 확대경을 끼고 보아 그 부분을 메꾸어야 했다. 그래서 나는 인생에서 거의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. 이런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많이 놀랄 것이다. 성취라면 성취라고 할 수있는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, 나는 그 안에서 항상 나의 부족함을 보았다. 그걸 겸손이라고 생각했다. 하지만 그건 겸손이라기보다는 자기 비하에 가까운 것이 아니었을까. 부족한 상태의 나를 사랑하지 못했다. 부족은 나에게 곧 스트레스를 의미했다. 부족한 것의 발견은 자동적으로 내게 스트레스를 준다. 그리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내가 괴로운 고3시절을 보내게 된 가장 큰 이유다.
대학 입학 이후 갈 길을 몰라 방황했던 이유도. 내 생각에 자신이 없었으니까. 어떤 길을 가려고 해도 그 길의 여행을 이끌고 나갈 힘이 내겐 없었다.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래. 그 힘은 공부를 잘하는 것과는 아주 아주 별개의 문제였다.
어제는 이 모든 두려움을 이기고 나의 가장 큰 약점을 드러냈다.
'나는 부족한 나를 사랑할 자존감이 부족하다는 것.'
개인적으로 너무나 큰 일을 해낸 나를 정말 응원해주고 싶다.
이젠 조금씩 그 자존감을 채워나갈 일만 남았다.
부족한 부분에 한숨짓기 보다는
조금씩 쌓아가는 내 모습을 사랑해야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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